제사상에 올려진 여러 가지 음식들 중에서도
유독 눈에 들어오던 알록달록한 사탕이 하나 있었습니다.
형형색색, 동글동글.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먼저 손이 가던 사탕.
그 사탕의 이름이 ‘옥춘당’이라는 걸, 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름도 예쁜 옥춘당은 조선 시대 궁중에서 유래한 전통 과자입니다.
궁중의 잔칫상에서 높게 탑처럼 쌓여 장식되기도 했고,
명절이나 제사 같은 날이면 어김없이 상 위에 올려지곤 했죠.
설탕을 녹여 만든 동그란 사탕 안에는
단맛 이상의 무언가가 담겨 있었습니다.
고정순 작가의 그래픽노블 『옥춘당』은
바로 이 전통 사탕을 통해 잊히지 않는 사랑의 기억을 그려낸 이야기입니다.
기차역이 있는 작은 도시,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걸으며 매일을 함께 살아가던 두 사람.
고자동 할아버지와 김순임 할머니.
소박하고 조용한 그들의 일상은, 그 자체로 따뜻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 따뜻한 풍경을 오래 두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는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결국 할머니 곁을 떠나게 됩니다.
남겨진 할머니는 말을 잃고, 기억도 잃고,
그저 하루 종일 동그라미를 그리며 살아갑니다.
그 동그라미는 누구에게는 그냥 모양일지 모르지만,
할머니에게는 옥춘당이었습니다.
가장 예쁜 사탕을 골라 건네주던 할아버지의 사랑.
그 사탕은 단맛이었지만, 혀끝에 남는 여운은
참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옥춘당』은 어린 시절 제사상 위에서 보았던
그 알록달록한 사탕이 단지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 안에도 수많은 이야기와 마음이 들어 있었다는 것을
조용히, 그러나 뚜렷하게 일깨워줍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사람을 기억하는 날.
그런 날, 옥춘당을 꺼내 천천히 녹여 먹습니다.
그러면 마음속에서 누군가의 손길이 다시 느껴지는 듯합니다.
그 사탕은 그냥 사탕이 아닙니다.
그건,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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