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고친 건 사람들의 손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1980년대 버스 안내양의 청춘을 그린 드라마 〈백번의 추억〉을 보다가
문득 떠오른 그림책이 있습니다.
밥 그레이엄의 『우리들의 특별한 버스(A Bus Called Heaven)』.
한때는 낡고 버려진 고물 버스였지만,
사람들이 힘을 모아 다시 ‘우리의 공간’으로 되살려내는 이야기입니다.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은
1980년대 버스 안내양 고영례와 서종희, 그리고 청년 한재필의 이야기입니다.
그 시절의 버스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스치며 살아 있음을 느끼는 ‘작은 사회’였습니다.
“그때 우리는 분명 남루했는데, 왜 그렇게 반짝였을까.”
이 한 줄의 대사는 드라마 전체를 요약합니다.
버스라는 공간 안에서 피어난 우정, 책임, 그리고 첫사랑.
그 안엔 우리 부모 세대의 이야기가, 그리고 어린 날의 나도 있습니다.
나 또한 국민학교 시절, 달고나를 입으로 녹이며 모양을 따고
방방을 타고 고무줄놀이하던 아이였습니다.
그때 우리 이모가 내 볼에 빨갛게 크레파스로 칠해주던 장면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그 시절 버스에서 들려오던 안내양 언니의 “오라이~” 소리는
지금 생각해도 정겹고 따뜻한 기억입니다.
이 책은 호주 작가 **밥 그레이엄(Bob Graham)**의 대표작 중 하나로,
2012년 ‘올해의 호주 아동문학상’ 대상 수상작입니다.
어느 날, 한 소녀 스텔라의 집 앞에 ‘heaven’이라 쓰인 버스가 버려집니다.
더는 움직이지 못하는 폐차였지만,
스텔라의 한마디가 사람들을 움직입니다.
“이 버스, 우리 거예요.”
그 말 한마디로 사람들은 함께 버스를 치우고,
책과 쿠키, 사진, 추억을 들고 와
‘함께 머무는 공간’을 만듭니다.
그곳에서는 나이도, 인종도, 종교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웃고, 이야기하고, 서로를 기억할 뿐입니다.
결국 버스는 견인되어 사라지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엔 여전히 그 버스가 존재합니다.
밥 그레이엄은 이 단순한 이야기를 통해
공존과 소통, 그리고 나눔의 가치를 조용히 일깨웁니다.
밥 그레이엄은 일상의 따뜻함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작가입니다.
그는 《희망의 집》으로 유니세프 최우수 일러스트레이터상,
《맥스》로 스마티즈 북 금상,
《요정 제스로 버드》로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수상했으며,
무려 네 번이나 ‘올해의 호주 아동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림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여백이 많고,
글은 간결하면서도 여운이 길어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깊이 공감하게 만듭니다.
〈백번의 추억〉을 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우리들의 특별한 버스』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두 이야기 모두 버스라는 공간을 통해
“잃어버린 연결”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1980년대 안내양 언니들이 그랬듯,
밥 그레이엄의 스텔라도
버스라는 닫힌 공간을 ‘함께 웃을 수 있는 세상’으로 바꾸는 사람입니다.
“버스를 고친 건 사람들의 손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이 한 줄이 지금의 우리 사회에도 유효합니다.
서로를 잊고 바쁘게 살아가는 시대에,
누군가의 작은 말 한마디가 공동체를 다시 움직이게 합니다.
그것이 ‘우리들의 특별한 버스’가 전하는 진짜 메시지입니다.
책 제목: 『우리들의 특별한 버스 (A Bus Called Heaven)』
글·그림: 밥 그레이엄 (Bob Graham)
출판: 시공주니어
시리즈: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23권
수상: 2012 올해의 호주 아동문학상 대상
권장 연령: 초등 저학년 이상
제목: 백번의 추억 (A Hundred Memories)
채널: JTBC 토·일 밤 10시대
방영: 2025년 9월 13일 ~ 10월 19일
총 12부작 / 현재 8회 방영 완료 (9~12회 남음)
출연: 김다미, 신예은, 허남준, 김정현 외
스트리밍: TVING
『우리들의 특별한 버스』와 〈백번의 추억〉은 시대도, 나라도 다르지만
‘버스’라는 작은 공간 속에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 온기의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에서 닮아 있습니다.
낡은 버스 한 대가 마을을 바꾸고,
작은 인사가 세상을 바꾸듯,
우리의 일상에도 그런 ‘따뜻한 연결’이 다시 생겨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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