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말고 예금으로 다시 돌아간 이유
자유는 좋지만, 통제는 안 됐다
CMA통장을 처음 사용할 때는 그 자유로움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고, 필요할 때 바로 이체할 수 있다는 점은 마치 내 돈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 같았죠. 문제는 ‘너무’ 자유롭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계획했던 금액을 넣어두고 손대지 않으려 했지만, 한 달 두 달 지나면서 어느새 소액씩 꺼내 쓰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급하게 커피 한 잔, 택시비 몇 천 원, 병원비… 그렇게 야금야금 CMA통장에서 빼 쓰다 보니 어느새 잔고가 바닥났습니다. ‘이자 받는 입출금 통장’이 아니라, 그냥 ‘쓰는 통장’이 돼버린 거죠. 그때 느꼈습니다. 나한텐 자유보다 강제성이 필요하다는 걸요.
예금으로 돌아간 이유
그래서 저는 결국 CMA를 접고 다시 은행 예금으로 돌아갔습니다. 물론 예금은 묶입니다. 자유롭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묶여 있음’이 지금 제게는 더 도움이 됐습니다. 예금은 한번 넣으면 중간에 깨는 게 귀찮고, 뭔가 큰 손해를 보는 느낌도 있어서 정말 ‘돈이 급할 때만’ 꺼내게 됩니다. 이게 저에게는 일종의 **심리적 저축 강제 장치**였습니다. 예금통장에 돈을 넣는 순간부터 ‘이건 건드리면 안 되는 돈’이라는 인식이 생기더라고요. CMA는 나에게 너무 가벼웠습니다. 생활비처럼 자꾸 들락날락했고, 결국 계획된 저축은 사라졌죠. 반대로 예금은 어쩔 수 없이 참게 되니까, 오히려 저축이 되더라고요. 자존심 상하지만, 그게 제 스타일이라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젠장, 예금 넣을 만큼 돈이 있으면 좋겠다
물론 문제는 그거죠. 예금에 돈을 넣으려면 일정 금액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항상 빠듯합니다. 잔고가 간신히 플러스일 뿐, ‘묶어두기엔 너무 아까운 돈’인 거죠. 그래서 예금을 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월급이 들어오면 10만 원이든 20만 원이든 무조건 예금으로 빼돌립니다. 그게 안 보이게 하고, 못 건드리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누군가는 CMA를 잘 활용해서 단기 자금을 효율적으로 굴리지만, 저는 그게 잘 안 됐습니다. 저는 계획형이 아니라 **습관형 인간**이기 때문이죠. 자동으로 빠져나가고, 눈앞에서 안 보이는 돈이야말로 제가 저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CMA vs 예금: 누구에게 맞을까?
둘 다 장단점이 명확합니다. CMA는 입출금이 자유롭고 금리도 높아 단기 자금 굴리기에 적합합니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생기고, 자금 회전이 많은 사람에게는 아주 유용한 수단이죠. 반면 예금은 일정 기간 묶여 있지만, 그 덕에 돈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중간에 깨기 싫은 마음이 절제력으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저는 실제로 CMA와 예금을 모두 사용해본 결과, 제 성향에는 예금이 더 맞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CMA의 높은 이자보다, 예금의 ‘못 건드리게 만드는 구조’가 더 큰 저축 효과를 주더군요. 결국 어떤 상품이 좋다기보다는, **자기 제어력을 얼마나 믿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결론: 내 돈을 내가 못 믿을 때
저는 CMA통장이 나쁜 상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혁신적이고, 재테크 입문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금융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내 돈을 내가 통제하지 못할 때’는 그 자유로움이 치명적이 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예금은 내가 돈을 묶을 수 있는 수단이자, 일종의 안전장치였습니다. 지금도 가끔은 CMA에 다시 돈을 넣어보곤 합니다. 단기 자금이 생겼을 때 말이죠. 하지만 진짜 저축, 진짜 목표 자금은 예금에 묶어놓고 절대 손대지 않습니다. 저축은 결국 습관이고, 습관은 강제력에서 시작된다는 걸 늦게나마 깨달았습니다.
※ 본 글은 2025년 5월 기준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